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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안」의 쟁점에 대한 검토

2021-06-10 00:02:45 0 comments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안의 쟁점에 대한 검토

 

홍대식/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dshong@sogang.ac.kr

 

KISO저널』 제43호(2021년 6월) 법제동향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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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몰, 정보교환 매개형, 연결수단 제공형, 중개형

 

1. 들어가며

 

우리나라에는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를 일반적으로 규율하는 일반 소비자 법률은 없지만 특별한 규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거래의 방식 또는 분야에서의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를 규율하는 몇 개의 개별 소비자 법률이 있다. 이런 법률로는 약관에 의한 거래를 규율하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할부거래와 선불식 할부거래를 규율하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 등을 규율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와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를 규율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소법’)이 있다. 이 중 전소법은 규율 대상을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로 정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격지자간의 비대면 상거래를 포괄하는 통신판매를 업으로 하는 통신판매업자를 중심으로 규율하면서, 전자문서에 의한 상행위를 포괄하는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와 통신판매중개자 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별도의 의무를 부과하는 보완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전소법의 용어와 규율 구조는 2002년 제정 당시의 전자상거래 환경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라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고 거래 구조도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되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전소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는 20대 국회부터 이루어져 왔다. 20대 국회 때는 의원 입법안(전재수 의원안)으로 201811월 전소법 전부 개정, 20198월 전소법 일부 개정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개념적인 문제와 함께 전반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 시도로 인식됨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반대에 부딪쳐 입법에 실패했다.

2021. 3. 5. 이번에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의원입법이 아니라 정부입법으로 전소법 전면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이번 전소법 개정안이 전재수 의원안과 다른 점은 정부 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 외에 온라인 플랫폼을 규율하기 위한 또 다른 법안인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법안’)과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2020. 6. 22. 6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의 추진 과제로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법의 제정과 전소법의 개정 추진을 제시하였다. 두 법은 각각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사업자 대 사업자 관계(B2B 관계)와 사업자 대 소비자 관계(B2C 관계)에 대한 새로운 규제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온라인 플랫폼이 채택하고 있는 양면시장형 사업 모델의 양 측면을 별도로 규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하에서는 전소법 전면개정안의 주요 쟁점을 온라인 플랫폼의 정의 및 범위,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의무와 책임, 사전 투명성 의무 강화, 개인간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로 구분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KISO저널』 제43호(2021년 6월) 법제동향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이하의 글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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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과 공정경제 정책

2021-05-17 02:51:57 0 comments


온라인 플랫폼과 공정경제 정책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박사

ICT법경제연구소 소장 홍대식


법학연구』(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제31권 제1호(2021년 3월) 317-352면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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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2020. 9. 28.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제정안(‘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안’) 을 마련하고 입법예고하였다. 이 법안은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2021. 1. 28.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 법안의 제정 추진은 공정위가 2020. 6. 22. 6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의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제시된 것으로서, 공정위가 디지털 공정경제에서의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한 온라인 플랫폼의 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두 개의 과제는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개정 추진과 잠재적 경쟁 저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제정 추진이다. 영어로 digital fair economy’로 번역될 수 있는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은 유럽연합(EU)의 행정부인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2020. 2. 19. 발표한 유럽의 디지털 미래 조성’(Shaping Europe’s Digital Future) 통신문(communication)에서 제시한 정책 목표 중 하나인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디지털 경제’(fair and competitive digital economy)에 비견될 수 있다.

 공정위는 2020. 6. 25.자 보도자료에서 미국, EU, 일본 등의 해외 주요 경쟁당국도 새롭게 등장한 플랫폼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이중규제 또는 과잉규제 논란에 적극 대응하여 2020. 6. 26.자 보도해명자료에서는 EU와 일본에서도 공정위와 유사하게투명성공정성 제고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플랫폼에 관한 법을 제정하였거나 제정할 계획이라는 점을 밝혔고, 2020. 11. 5.자 보도설명자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안이 EU나 일본보다 규제수준이 높다거나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적어도 특히 EU와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제공자를 상대로 기존의 독과점 규제 또는 경쟁규제 외에 새로운 규제수단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경쟁법의 성격을 갖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경쟁제한성에 기초한 엄밀한 판단을 요하지 않는 공정거래 규제수단이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약관에 의한 거래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이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B2C) 거래관계와 사업자와 사업자 간의(B2B) 거래관계를 모두 규율하고 있다. 이는 EU와 다른 점이고 약관규제법에 관한 부분은 일본과도 다른 점이다. EU에서 온라인 중개 서비스에 적용되는 특별법을 제정하게 된 데에는 EU 경쟁법의 경우 경쟁제한적인 행위만을 규율하고 EU 소비자법의 경우 불공정한 상관행(unfair commercial practices)과 불공정한 약관(unfair contract terms)을 규율하지만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만을 규율하여 온라인으로 중개되는 B2B 관계를 규율하는 법률이 없다는 점이 배경이 되었다. 한편 일본에서 제정된 특정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특별법은 일본 공정거래법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은 산업규제법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하여 기존 규제 틀에 의하여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를 규율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규제 지도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특화된 거래공정화 특별법 도입 논의의 맥락은 EU나 일본과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져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이 연구는 몇 가지 연구문제를 탐구하면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탐구 대상인 연구주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공정경제 정책은 무엇이고 독과점 규제와의 관계는 무엇인가?

            연구문제 2. 공정경제 정책을 구성하는 공정거래 정책 및 거래공정화 정책은 무엇

                                  이고, 그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떤 것인가?

            연구문제 3. 공정경제 정책의 주된 구성요소인 거래공정화 규제의 쟁점과 이러한

                                  쟁점이 온라인 플랫폼 특별법안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법학연구』(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제31권 제1호(2021년 3월) 317-352면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이하의 글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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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법제의 미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1-05-07 15:05:12 0 comments


통신법제의 미래, 위기인가 기회인가?

 

홍대식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통신 시장은 전통적으로 시장 설계(market design)가 필요한 시장으로 여겨져 왔다. 시장 설계는 규칙이 필요한 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규칙을 공급하고 조정해 나가는 작업을 이른다. 통신 산업은 통신 서비스를 위해 기반이 되는 통신망이 필요한 전형적 네트워크 산업이기 때문에 통신 시장은 네트워크 구축과 이용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규칙 공급과 조정, 즉 시장 설계가 필요한 시장이다.


시장 설계에서 정부 역할은 나라마다 같지 않다. 미국의 경우 처음부터 민간회사가 통신망을 구축해서 스스로 규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발전했기 때문에 정부 역할은 경쟁법 적용과 통신법제정비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시장 설계를 담당하는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통신망 구축과 통신 서비스 제공을 독점했고, 정책과 제도 변화로 점진적으로 경쟁을 도입해 시장이 창출됐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정부의 경쟁 도입 정책은 신규 사업자의 진입 허용을 통한 설비 기반(facility-based) 경쟁 촉진 방식에서 법제 정비와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유무선 통신망을 개방하거나 재판매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서비스 기반(service-based)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통신법제에서는 인터넷 서비스도 통신 서비스에 포함된다. 통신법제에서 정의하는 통신은 신호 전송을 의미하고, 통신 서비스는 이러한 통신을 매개하거나 통신망을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에 따라 신호로 이뤄진 데이터와 콘텐츠 전송 매개를 내용으로 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 역시 통신 서비스에 해당한다.


그런데 전통적 통신 서비스 시장과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 모습은 전혀 다르게 전개됐다. 전통적 통신 서비스인 전화는 통신망 의존성이 커 경쟁촉진 정책에도 통신망을 보유한 사업자와 이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이용하는 사업자 간 서비스 기반 경쟁이 제한적으로 전개됐고, 혁신 역할도 크지 않았다.


반면에 인터넷 서비스는 통신망을 통하되 그에 의존하지 않는 서비스가 가능한 특성으로 말미암아 통신망을 보유한 사업자라 하더라도 혁신을 수반하지 않으면 인터넷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없었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은 2009년 스마트폰 도입으로 개방형 생태계가 형성됨에 따라 더 이상 통신망 보유 사업자의 폐쇄형 사업 모델은 발을 붙일 수 없었다.


인터넷 서비스는 부가통신서비스로 분류되기만 할 뿐 별다른 규제가 없었다. 우리나라 통신법제가 오랫동안 통신망 보유 여부에 따른 역무 및 사업자 분류와 진입 규제를 토대로 한 규제 방식을 채택, 통신망을 보유한 기간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역무에 대한 규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서비스에 통신망의 일종인 초고속인터넷망을 제공하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2005년 고시 개정을 통해 기간통신역무로 분류하고, 동일계위 간 무정산 방식을 내용으로 한 인터넷 상호접속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인터넷 접속 소비스도 이를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통신 서비스와 구별되는 규제 밖의 영역인 정보 서비스(information service)로 분류, 끊임없는 망 중립성 정책 논쟁을 야기하고 있는 미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터넷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는 제도적 기반이 됐다.


통신법제는 인터넷 서비스의 괄목 성장과 관련된 제도적 도전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첫 도전은 통신 전문 규제 당국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6년 인터넷 상호접속 제도 관련 고시를 개정, 동일계위 간 정산 방식을 종전 무정산에서 트래픽 기반의 상호정산 방식으로 변경한 후 인터넷 접속 서비스 제공자와 이를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간 망 이용관계 변화에 따른 이해관계 조정의 문제다.


두 번째 도전은 통신법제에도 아직 도입되지 않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사전규제를 비록 투명성 규제와 같은 약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경쟁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운 입법을 통해 도입하려고 시도함에 따른 관련 법제와 담당 기관 조정 문제다.


통신법제가 전통적 통신 서비스에 대한 규제 완화와 민간 주도 경쟁에 대한 조정 기능 정비라는 역할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된 도전 앞에서 어떻게 대처하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전자신문에 2021. 5. 6. 기고된 글입니다.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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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시대의 CPO의 역할과 지위

2021-04-27 12:06:57 0 comments


ESG 경영 시대의 CPO의 역할과 지위

 

홍대식 교수(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이다. 따라서 기업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직은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기업이 수행하는 영업활동은 주주 또는 사원, 채권자, 근로자는 물론 거래상대방, 경쟁자와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업활동의 성격에 따라서는 지역사회와 사회적, 문화적, 자연적 환경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기업법의 영역에서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전통적인 주주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라는 이념이 발전하였고, 기업 경영의 관심사를 사회적으로 확대하는 사회적 책임론도 한때 유행하였다. 최근에는 그 동안 논의된 기업 경영의 핵심 지표를 통합한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라는 개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 영리 추구만을 우선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주주나 이해관계자 나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할 경우 그 기업의 영업활동은 이해충돌을 넘어 사회적 해악을 일으킬 수 있다. 기업의 영업활동 수행 조직을 견제하고 감독하기 위하여 생성되고 제도화된 수많은 대내외적 통제 메커니즘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영업활동이 갖는 이러한 외부효과의 속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의 일반적인 영업활동과 관련된 내부 감독기구인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 제도와 외부 감독기구인 외부감사인 제도가 대표적이다. 기업법 영역에서는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2011년 상법 개정을 통해 준법통제기준 및 준법지원인 제도를 도입되었고, 감사(감사위원회) 기능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주기적 지정제를 통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 제고 등 기업 내부의 자율적 감독기능의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에 규정된 개인정보보호 책임자 제도는 이런 맥락에서 그 의의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제도는 2001년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와 그로부터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를 수범자로 하여 개인정보관리책임자를 지정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으로 처음 도입된 후, 명칭 변경과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모두 규정된 이원적인 제도를 거쳐 2020년 데이터 3법의 개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에 규정된 제도로 일원화되었다. 흔히 CPO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를 지정할 의무는 모든 개인정보처리자에게 부과된 것이므로, 특히 개인정보처리자인 기업의 경우 조직 내의 누군가가 CPO의 직책을 맡아 법에서 명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법에서 명하는 업무가 반드시 기업의 영업활동 수행의 목표인 영리 추구에 단기적으로는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처리를 통한 서비스를 주된 영업활동으로 하는 기업 경영자가 영리 추구만을 우선적인 목표로 설정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투자와 배려를 그의 선의에만 기댈 수는 없다. 모든 기업 경영자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지식과 전문성도 갖출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개인정보 처리가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의 경영자라면 처리 비용을 줄이면서 그 효과는 극대화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 경영자가 개인정보 처리에 관하여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거나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 통제하고 조직 내부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다름아닌 CPO이다. 기업의 영업활동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역할이 기업 내에서 갖는 비중은 달라질 수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모든 개인정보처리자에게 CPO 지정의무를 부과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개인정보처리자인 기업이라면 반드시 CPO를 지정해야 하지만, 법령에서는 CPO를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총괄해서 책임지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일정한 직위를 가진 사람을 CPO로 지정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CPO의 자격과 전문성, 독립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 경영자의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정도에 따라 CPO 제도의 운영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더라도 CPO와 관련 조직에게 다른 영업조직과 독립된 역할을 부여하고 이사회와 소통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면서 전문성을 갖추도록 배려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CPO와 관련 조직의 활동이 기업의 영리 추구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여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사고처리반으로만 활용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다. 산업재해, 환경오염, 식품안전 등 사회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업의 영업활동과 관련된 다른 문제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 침해도 기업 내부에서의 예방과 통제가 최선의 방책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법 규정이 기업 내부의 통상적인 지배구조 하에서 지식과 전문성을 갖춘 CPO가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행법상 CPO 제도의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은 제도 연구의 측면에서 유럽의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규정된 DPO(Data Protection Officer) 제도와의 비교, 검토 과정에서 더욱 증폭되었다. 자세한 설명을 하기에는 지면 사정이 허락하지 않지만, 간단히 말해서 CPO가 기업 내부에서 영업활동이 법규를 준수하여 이루어지는 검토, 조언하는 법무팀의 역할과 유사하다면 DPO는 영업활동을 독립적으로 감독하는 준법감시인 및 감사의 역할과 유사하다. CPO가 기본적으로 기업 내부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 및 정책을 관리하는 영업활동의 보조자, 협력자라면, DPO는 개인정보 처리 업무 및 정책을 평가하고 감독하는 영업활동의 감시자에 해당한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법무팀과 준법감시인 및 감사(감사위원회)를 다 두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처리 업무가 영업활동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라면 CPO뿐만 아니라 DPO도 둘 필요가 있다. 그러나 DPO가 먼저 제도화된 유럽과 달리 CPO 제도를 오래 운영해온 우리나라 현실에서 DPO 제도를 도입한다면 CPODPO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하는 점이 어려운 문제이다. 정부가 20211월 입법예고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CPO 제도를 유지하면서 개인정보처리자에게 CPO의 독립성을 보장할 의무를 부과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협의회 구성, 운영에 관한 근거규정과 매출액 또는 개인정보 보유 규모를 고려하여 CPO의 자격 등을 시행령으로 다르게 정할 수 있는 근거규정 신설 내용을 포함한 취지도 이런 고민에서 나온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 모쪼록 CPO 제도가 잘 정비되어 개인정보 처리 업무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ESG 경영 과제 목록에서 빠질 수 없는 개인정보보호 업무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바란다.


한국CPO포럼, Privacy Column(2021. 4. 5.)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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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혁신과 융합: 제도 혁신의 과제

2020-12-08 21:32:57 0 comments


디지털 금융 혁신과 융합: 제도 혁신의 과제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ICT 법경제연구소장

홍대식 교수

 

이 글은 2020. 12. 3. 금융위원회 후원으로 문화일보가 디지털 금융 혁신과 융합을 주제로 개최한 문화금융리포트(MFiR) 2020 행사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관련 기사)

 

  전통적인 금융업은 인터넷뱅킹과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인한 새로운 송금 및 지급결제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2007년 전자금융거래법 제정으로 그 외연이 확대되었다. 금융업은 이를 통해 디지털 컴퓨팅 기술에 기반을 둔 경제라는 의미에서의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와 이미 접목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디지털 경제가 네트워크 기반(network-based)과 데이터 주도(data-driven)라는 두드러진 현상과 맞물려 경제 전반에 침투하고, 금융업 분야에도 핀테크뿐만 아니라 빅테크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진입하면서 디지털 금융의 혁신과 융합의 양상이 보다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업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산업의 특성을 갖고 있다. 금융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참가기관 간 지급결제망 및 신용정보 등 후단(back-end) 이용자 간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핀테크나 빅테크가 금융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금융업의 특성 때문에 금융규제를 받아들이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 결합한 오버레이 시스템에 의한 서비스를 도입하여야 했다. 이런 서비스 구조에서는 기존 금융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 간의 공존이 가능했지만, 진정한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20196월 안전한 데이터 활용과 디지털 경쟁혁신을 위한 금융분야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한 이후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디지털 금융 혁신융합 정책은 금융업 분야의 게임 체인저 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제공해왔다.

  이제 제도적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융합의 문호는 점차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에 대하여 기존의 금융 서비스 제공자와 신규 서비스 제공자는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여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소비자의 후생 증대를 위한 전략 수립과 기술 및 사업 혁신을 성취해야 하는 과제에 대처해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상응하여 규제 및 정책기관인 금융위원회 역시 전례 없는 제도 혁신의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첫째, 기존에 금융업의 사업영역별로 수직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규제체계를 서비스 단계별로 사업영역을 넘어 수평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경쟁관계에 상응하게 수평적인 규제체계로 개편하는 과제, 둘째, 기존 금융 서비스 제공자와 신규 서비스 제공자 간에 존재하는 규제의 차이와 그 차이가 수평적인 경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를 재편하는 과제, 셋째, 공정한 경쟁 기반 제공과 새로운 유형의 위험 관리를 위해 신규 서비스 제공자, 특히 이른바 빅테크에게 별도의 규율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도입한다면 그 규율 범위와 내용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의 과제로 나누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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