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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 의미와 전망

2021-10-30 10:42:43 0 comments


세계 첫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 의미와 전망

 

홍대식 교수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 2021년 11월호, 51-56면에 실려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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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디지털 작업 환경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옮겨지면서 디지털 거래 등 상호작용 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것 중의 하나는 앱(애플리케이션과 디지털콘텐츠를 통칭)의 유통 방식이다. PC 환경에서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온라인 접속이 가능해진 후에도 이용자가 앱을 소비하려면 운영체제에 결합된 것을 그대로 쓰거나 앱을 제공하는 제3자 웹사이트를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PC 환경에서 지배적인 윈도 운영체제에서 앱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 환경에서는 스마트폰 등장 이전에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장터가 있었지만, 이 장터는 이동통신사가 공급업체를 선택하는 폐쇄적인 구조였기 때문에 공급업체의 진입이 어렵고 수수료 체계가 이동통신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문제가 있었다. 그로 인한 분쟁은 2010년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의 금지행위 유형에 무선인터넷 콘텐츠 거래에서 적정한 수익배분의 거부제한 행위 유형이 신설되는 계기가 되었다.

모바일 기기 환경에서 앱의 유통 방식을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앱 마켓의 등장이다. 앱 마켓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선보인 애플이 20087월 앱스토어 사업모델을 탄생시킴으로써 등장하였다. PC 환경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뒤졌던 애플이 스마트폰 환경에서 도약한 이유는 스마트폰의 출시에도 원인이 있지만, 앱스토어의 성공에도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PC 환경에서 폐쇄적인 생태계를 고집했던 애플이 앱스토어에서는 제3자 개발자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개방적인 생태계를 처음으로 형성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경쟁에서 한발 뒤졌던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20088월 앱스토어에 상응하는 안드로이드 마켓(20123월 브랜드 명칭을 구글 플레이로 변경)을 출시하면서, 바야흐로 스마트폰 환경에서 앱 마켓은 혁신적인 앱 유통경로로 각광을 받았다.

애플은 앱스토어 출시 초기부터 앱스토어를 통한 앱 판매대금의 30%를 수수료 및 호스팅 명목으로 애플이 취득하는 정책을 취했는데, 30%의 수수료 수준은 이동통신사가 자신이 제공하던 폐쇄적인 모바일 장터에서 가져가던 수수료 수준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 처음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앱 마켓 사업자가 앱 개발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 수준이 문제가 되고 그 배경으로 인앱결제 강제 정책의 문제점이 부각되었다. 이는 주요 국가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논의를 이끌었고 입법 움직임도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데,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20218월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으로 앱 마켓 사업자에게 특별히 적용되는 의무와 금지행위 규정이 신설되었다. 이는 앱 마켓 사업자와 관련된 세계 최초의 규정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고 그 영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앱 마켓 사업모델 및 시장에 대한 이해

 

출시 초기에는 모바일 환경에서 앱 유통의 혁신자로 칭송받았던 앱 마켓 사업자들이 불과 10여년만에 생태계의 통제자이자 시장에서의 힘과 우월한 협상력을 남용하는 사업자로 지탄을 받아 규제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앱 마켓 사업모델 및 시장의 발전과 변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터에 좋은 가게가 많이 입점하여 살 게 많아야 사람들이 붐비듯, 앱 마켓에도 다양하고 품질 좋은 앱이 많아야 디지털 소비자들이 붐비기 마련이다. 따라서 앱 마켓 생태계 구축 경쟁에서 앱 마켓 사업자들은 좋은 앱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있다. 앱 마켓 사업자가 앱 개발자를 위하여 제공하는 환경 중 중요한 것이 앱 거래를 위한 지급결제 시스템의 제공이다. 앱 마켓 초창기에는 유료로 제공되는 상품 앱이 많았고, 점차로 앱을 무료로 배포한 후 인앱 구매를 유도하는 서비스 앱이 늘어났는데, 어떤 방식이든 모바일 환경에서 신속, 간편하게 결제를 처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프라인 거래와 온라인 거래의 결제 방식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오프라인 거래의 경우 신용카드와 같은 지급수단 발행인과 가맹점 사이의 결제정보 처리와 자금정산 업무 지원을 위해 VAN(Value Added Network)이 필요하고, 이런 망을 제공하는 VAN 제공자가 다수 활동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온라인 거래의 경우 통신판매업자가 일일이 VAN과 통신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어려우므로, 실제 가맹점인 통신판매업자를 대신하여 가맹점을 대표하고 지급수단 발행인과 가맹점 사이의 결제정보 처리, 자금정산 업무에 더하여 정산대금 취급 업무도 하는 PG(Payment Gateway) 제공자의 역할이 추가로 필요하다. 온라인 거래의 한 유형인 앱 마켓에서도 상품 앱의 판매나 서비스 앱의 인앱 구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통신판매업자인 앱 제공자의 전자지급결제 대행의 역할이 필요한데, 앱 마켓 초기부터 앱 마켓 사업자가 이 역할을 스스로 수행하는 앱 결제 시스템을 제공해왔다. 전자지급결제 대행업자가 수많은 가맹점을 대표해야 하는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하나의 앱 마켓에 하나의 앱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성이 인정된다. 문제는 이 역할을 앱 마켓 사업자가 반드시 스스로 수행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앱 마켓 사업자가 스스로 앱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에 대하여 처음으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애플이 앱 마켓 출시 3년 후인 20112월 인앱 결제 정책을 도입하고, 구글도 20113월에 유사한 정책을 도입했을 때이다. 앱 마켓 사업모델 초기에는 상품 앱 판매가 많았으나, 유사한 기능을 가진 무료 앱과의 경쟁에 따라 점차로 상품 앱의 비중이 줄고 무료로 배포하되 인앱 구매를 유도하는 앱(freemium app)이 증가하였고, 이는 앱 마켓 사업자의 수익원 확보에 위협이 되었다. 앱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별도로 서비스 이용료를 청구하면서 앱을 통해서는 서비스만 제공하는 서비스 앱이 등장하면서 앱 마켓 사업자의 앱 결제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현상은 음원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앱에서 발생하였다. 2010년 당시 앱스토어를 통하여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일괄적으로 휴대폰 소액결제 방식만을 사용하였는데, 이를 통해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에 대하여 애플이 20105월 해당 앱들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고 우회 가능한 결제수단을 쓰지 않도록 압박하자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모두 신용카드와 같이 앱 결제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결제수단으로 대체하였다.

애플이 20112월에 발표한 인앱 결제 정책은 앱 관련 거래 방식의 변화에 대응하여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상품 앱 판매뿐만 아니라, 서비스 앱 내에서 거래되는 콘텐츠에 대해서도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게 된다. 특히, 애플은 자사의 앱스토어 이외의 외부 링크를 통한 콘텐츠 제공을 차단하고 애플의 앱 내 구매 결제방식을 적용하는 앱에 한하여 앱 외부에서 구매한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애플은 이런 정책을 모든 앱에 대하여 엄격히 적용하고 있고, 구독 앱(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대하여 유사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 구글의 경우 게임 앱에 대해서만 이 정책을 명시적으로 적용하고 게임 앱 외의 다른 앱에 대하여는 유연한 적용을 하고 있었다.

최근 인앱 결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각된 계기는 구글이 20209월 인앱 결제 방식의 변화를 포함하는 새로운 앱 결제 정책을 채택하고 20211월부터 적용하기로 발표한 일이다. 새로운 정책에 따라 인앱 결제가 적용되는 앱의 범위가 명확해지지만, 인앱 결제의 예외 대상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특히 그동안 인앱 결제에 대한 우회가 허용되었던 음원과 동영상 스트리밍과 같은 구독(정기결제) 앱과 웹툰, 도서와 같은 디지털콘텐츠 앱이 인앱 결제 의무 시행 대상이 될 것이 분명해지면서 앱 제공업계의 반발이 심해졌다. 구글은 관련 업계의 반발과 국회의 대항입법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202011월에는 우리나라에 한하여 이 정책 변화의 시행시기를 20219월로 1년 연기하겠다고 하였다가, 20217월에는 게임 앱을 제외한 다른 앱(디지털콘텐츠 앱, 구독 앱)의 경우에는 외부결제를 허용하고 수수료 수준도 매출 100만 달러까지는 15%로 낮추겠다는 수정안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런 유화 정책만으로는 국내의 강한 입법 추진 움직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2020. 8. 31. 앱 마켓 사업자에게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과하고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고, 개정 법률은 2020. 9. 14. 공포되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앱 마켓 사업자 관련 신설 규정의 의미와 전망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이미 2020. 6. 9. 법 개정으로 앱 마켓 사업자에 대한 정의 규정이 들어와 있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앱 마켓 사업자란 부가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사업 중 모바일콘텐츠 등을 등록판매하고 이용자가 모바일콘텐츠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의되어 있다(법 제2조 제13). 이 정의 규정은 핵심 디지털 플랫폼 중 하나인 앱 마켓이 부가통신역무 제공 사업이라는 점을 명시하여 통신법 영역에서 이를 대상으로 한 규율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점에 의의가 있었다. 개념에 대한 정의 규정만 들어오고 그 개념과 관련된 구체적인 규정이 수반되지 않은 개정 자체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 2021. 9. 14. 법 개정으로 앱 마켓 사업자와 관련된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됨으로써 규정의 체계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번 개정은 앱 마켓 사업자와 관련된 4가지 규정을 담고 있다. 이는 (1) 앱 마켓 사업자의 이용자 보호의무 규정(법 제22조의9 1), (2) 앱 마켓 사업자의 앱 마켓 운영 실태조사 근거 규정(법 제22조의9 2), (3) 앱 마켓에서의 이용요금 결제, 결제 취소 또는 환급 분쟁을 통신분쟁조정위원회 업무로 추가하는 규정(법 제45조의2 1항 제6), (4) 앱 마켓에 특유한 금지행위 규정(법 제50조 제1항 제9호 내지 제11)이다. 이 중 (1), (2)는 법 공포 후 6개월 후에 시행되지만, (3), (4)는 법을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고 있다. (4) 금지행위 규정의 경우 1)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에 대한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행위, 2) 모바일콘텐츠 등의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 3) 모바일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규정이므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그 시행을 위한 시행령 및 고시의 제, 개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방통위는 또한 적용 대상인 주요 사업자인 앱 마켓 사업자로부터 이행계획을 받았는데, 2021. 10. 25. 구글과 애플의 경우 제출된 이행계획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려하고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방통위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방통위가 구글과 애플의 이행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개정법상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행위의 의미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방통위는 개정법의 기본 취지가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가 원하는 결제방식을 앱 내외를 불문하고자유롭게 선택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애플은 인앱 결제 외에 앱 외부에서 결제 후 앱 내에서 이용하는 방법을 허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취하여 문제가 되었고, 구글은 제3자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정법 규정에서 해석상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특정한 결제방식의 강제성에 대한 판단기준이다. 구글과 애플 둘 다 인앱 결제 시스템으로 자사가 제공하는 특정한 결제방식만을 허용하고 있는데, 인앱 결제 외에 앱 외부의 우회 결제 선택도 가능하게 하면 강제성이 없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앱 제공자가 원하면 구글과 애플의 자체 결제방식 외에 제3자 결제방식을 허용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강제성이 없다고 볼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애플의 앱 외부의 우회 결제 선택을 허용하지 않는 행위는 에픽게임즈 대 애플 사건에 대한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2021. 9. 10. 판결에서도 캘리포니아 불공정경쟁법 위반으로 판단된 행위이므로, 애플이 이러한 행위를 시정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경우에는 구독 앱, 디지털콘텐츠 앱에 대하여는 앱 외부의 우회 결제 선택을 허용해왔으나, 미국 법원 판결의 영향으로 게임 앱에도 이것이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게임 앱은 애플의 경우에는 앱스토어 수입의 70%, 구글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앱이므로, 앱 외부의 우회 결제 선택 허용으로 파악되지 않는 게임 앱을 통한 인앱 구매에 따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하여 구글과 애플이 어떤 수수료 체계의 변화를 가져올지가 주목된다.

개정법을 통해 앱 제공자가 원하면 구글과 애플의 자체 결제방식 외에 제3자 결제방식을 허용하는 정도에까지 이른다면 앱마켓 거래구조에는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는 앱 결제 시스템에 별다른 경쟁이 없지만, 3PG사가 앱 결제 시스템 제공 경쟁에 뛰어들고 유력한 앱 제공자에게 구글과 애플이 책정하는 30% 수수료보다 유리한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할 경우 독자적인 앱 결제 시스템을 채택하려는 앱 제공자가 늘어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앱 제공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부담의 완화와 구글과 애플의 현 수수료 체계에서의 수익 감소를 초래할 것이다. 그 변화 방향을 예견할 수 있는 수수료 체계로는 원스토어의 사례를 참조할 수 있다. 후발주자인 원스토어 역시 자체 앱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지만, 구글과 애플보다 낮은 20%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고, 앱 외부의 우회결제뿐만 아니라 제3자 결제 시스템 이용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원스토어는 자체 앱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인앱 구매에 대하여는 거래액의 5%를 일종의 거래수수료로 받고 있다. 따라서 원스토어에서 다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앱 제공자는 원스토어에 지급하는 5%의 수수료와 결제 시스템 이용에 따른 수수료를 합한 비용을 부담하는데, 이는 대략 15% 내외로 알려져 있다. 또한 원스토어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인앱 구매에 대하여도 여러 가지 판촉 혜택을 부여하여 최근 특히 구글 및 애플과 수수료 격차가 큰 게임 앱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대하고 있다.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법률은 앱마켓 시장의 정착과 거래 규모의 비약적 확대, 시장 초기와 달리 구글과 애플의 시장에서의 힘과 우월한 협상력의 남용 우려 증대로 인한 앱 제공자들의 수수료 수준에 대한 불만으로 야기된 문제가 사회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입법에까지 이른 대표적인 사례이다. 불만의 초점은 수수료 수준이지만, 적정한 수수료를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수료 수준에 영향을 주는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행위 등 앱 마켓 사업자의 일정한 유형의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제함에 따라 시장에서의 경쟁(다만 앱 마켓이 하나뿐인 애플 iOS 기기와 앱 마켓이 복수인 구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의 경쟁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을 촉진하고 앱 제공자들의 협상력 열위의 상황이 개선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점에 제도적 의의가 있다. 향후 이 제도의 합리적이고 적정한 운영에 따라 앱 마켓 생태계 참여자들 간의 상생협력과 발전을 통한 이용자 후생 증대의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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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안」의 쟁점에 대한 검토

2021-06-10 00:02:45 0 comments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안의 쟁점에 대한 검토




홍대식/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dshong@sogang.ac.kr

 

KISO저널』 제43호(2021년 6월) 법제동향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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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몰, 정보교환 매개형, 연결수단 제공형, 중개형

 

1. 들어가며

 

우리나라에는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를 일반적으로 규율하는 일반 소비자 법률은 없지만 특별한 규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거래의 방식 또는 분야에서의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를 규율하는 몇 개의 개별 소비자 법률이 있다. 이런 법률로는 약관에 의한 거래를 규율하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할부거래와 선불식 할부거래를 규율하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 등을 규율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와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를 규율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소법’)이 있다. 이 중 전소법은 규율 대상을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로 정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격지자간의 비대면 상거래를 포괄하는 통신판매를 업으로 하는 통신판매업자를 중심으로 규율하면서, 전자문서에 의한 상행위를 포괄하는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와 통신판매중개자 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별도의 의무를 부과하는 보완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전소법의 용어와 규율 구조는 2002년 제정 당시의 전자상거래 환경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라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고 거래 구조도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되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 맞지 않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전소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는 20대 국회부터 이루어져 왔다. 20대 국회 때는 의원 입법안(전재수 의원안)으로 201811월 전소법 전부 개정, 20198월 전소법 일부 개정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개념적인 문제와 함께 전반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 시도로 인식됨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반대에 부딪쳐 입법에 실패했다.

2021. 3. 5. 이번에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의원입법이 아니라 정부입법으로 전소법 전면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이번 전소법 개정안이 전재수 의원안과 다른 점은 정부 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 외에 온라인 플랫폼을 규율하기 위한 또 다른 법안인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법안’)과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2020. 6. 22. 6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의 추진 과제로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법의 제정과 전소법의 개정 추진을 제시하였다. 두 법은 각각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사업자 대 사업자 관계(B2B 관계)와 사업자 대 소비자 관계(B2C 관계)에 대한 새로운 규제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온라인 플랫폼이 채택하고 있는 양면시장형 사업 모델의 양 측면을 별도로 규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하에서는 전소법 전면개정안의 주요 쟁점을 온라인 플랫폼의 정의 및 범위,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의무와 책임, 사전 투명성 의무 강화, 개인간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로 구분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KISO저널』 제43호(2021년 6월) 법제동향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이하의 글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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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과 공정경제 정책

2021-05-17 02:51:57 0 comments


온라인 플랫폼과 공정경제 정책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박사

ICT법경제연구소 소장 홍대식



법학연구』(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제31권 제1호(2021년 3월) 317-352면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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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2020. 9. 28.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제정안(‘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안’) 을 마련하고 입법예고하였다. 이 법안은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2021. 1. 28.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 법안의 제정 추진은 공정위가 2020. 6. 22. 6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의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제시된 것으로서, 공정위가 디지털 공정경제에서의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한 온라인 플랫폼의 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두 개의 과제는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개정 추진과 잠재적 경쟁 저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제정 추진이다. 영어로 digital fair economy’로 번역될 수 있는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은 유럽연합(EU)의 행정부인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2020. 2. 19. 발표한 유럽의 디지털 미래 조성’(Shaping Europe’s Digital Future) 통신문(communication)에서 제시한 정책 목표 중 하나인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디지털 경제’(fair and competitive digital economy)에 비견될 수 있다.

 공정위는 2020. 6. 25.자 보도자료에서 미국, EU, 일본 등의 해외 주요 경쟁당국도 새롭게 등장한 플랫폼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이중규제 또는 과잉규제 논란에 적극 대응하여 2020. 6. 26.자 보도해명자료에서는 EU와 일본에서도 공정위와 유사하게투명성공정성 제고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플랫폼에 관한 법을 제정하였거나 제정할 계획이라는 점을 밝혔고, 2020. 11. 5.자 보도설명자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안이 EU나 일본보다 규제수준이 높다거나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적어도 특히 EU와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제공자를 상대로 기존의 독과점 규제 또는 경쟁규제 외에 새로운 규제수단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경쟁법의 성격을 갖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경쟁제한성에 기초한 엄밀한 판단을 요하지 않는 공정거래 규제수단이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약관에 의한 거래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이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B2C) 거래관계와 사업자와 사업자 간의(B2B) 거래관계를 모두 규율하고 있다. 이는 EU와 다른 점이고 약관규제법에 관한 부분은 일본과도 다른 점이다. EU에서 온라인 중개 서비스에 적용되는 특별법을 제정하게 된 데에는 EU 경쟁법의 경우 경쟁제한적인 행위만을 규율하고 EU 소비자법의 경우 불공정한 상관행(unfair commercial practices)과 불공정한 약관(unfair contract terms)을 규율하지만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관계만을 규율하여 온라인으로 중개되는 B2B 관계를 규율하는 법률이 없다는 점이 배경이 되었다. 한편 일본에서 제정된 특정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특별법은 일본 공정거래법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은 산업규제법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하여 기존 규제 틀에 의하여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를 규율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규제 지도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특화된 거래공정화 특별법 도입 논의의 맥락은 EU나 일본과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져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이 연구는 몇 가지 연구문제를 탐구하면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탐구 대상인 연구주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공정경제 정책은 무엇이고 독과점 규제와의 관계는 무엇인가?

            연구문제 2. 공정경제 정책을 구성하는 공정거래 정책 및 거래공정화 정책은 무엇이고, 그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떤 것인가?

            연구문제 3. 공정경제 정책의 주된 구성요소인 거래공정화 규제의 쟁점과 이러한 쟁점이 온라인 플랫폼 특별법안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법학연구』(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제31권 제1호(2021년 3월) 317-352면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이하의 글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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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법제의 미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1-05-07 15:05:12 0 comments


통신법제의 미래, 위기인가 기회인가?

 

홍대식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통신 시장은 전통적으로 시장 설계(market design)가 필요한 시장으로 여겨져 왔다. 시장 설계는 규칙이 필요한 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규칙을 공급하고 조정해 나가는 작업을 이른다. 통신 산업은 통신 서비스를 위해 기반이 되는 통신망이 필요한 전형적 네트워크 산업이기 때문에 통신 시장은 네트워크 구축과 이용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규칙 공급과 조정, 즉 시장 설계가 필요한 시장이다.


시장 설계에서 정부 역할은 나라마다 같지 않다. 미국의 경우 처음부터 민간회사가 통신망을 구축해서 스스로 규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발전했기 때문에 정부 역할은 경쟁법 적용과 통신법제정비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시장 설계를 담당하는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통신망 구축과 통신 서비스 제공을 독점했고, 정책과 제도 변화로 점진적으로 경쟁을 도입해 시장이 창출됐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정부의 경쟁 도입 정책은 신규 사업자의 진입 허용을 통한 설비 기반(facility-based) 경쟁 촉진 방식에서 법제 정비와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유무선 통신망을 개방하거나 재판매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서비스 기반(service-based)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통신법제에서는 인터넷 서비스도 통신 서비스에 포함된다. 통신법제에서 정의하는 통신은 신호 전송을 의미하고, 통신 서비스는 이러한 통신을 매개하거나 통신망을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에 따라 신호로 이뤄진 데이터와 콘텐츠 전송 매개를 내용으로 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 역시 통신 서비스에 해당한다.


그런데 전통적 통신 서비스 시장과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 모습은 전혀 다르게 전개됐다. 전통적 통신 서비스인 전화는 통신망 의존성이 커 경쟁촉진 정책에도 통신망을 보유한 사업자와 이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이용하는 사업자 간 서비스 기반 경쟁이 제한적으로 전개됐고, 혁신 역할도 크지 않았다.


반면에 인터넷 서비스는 통신망을 통하되 그에 의존하지 않는 서비스가 가능한 특성으로 말미암아 통신망을 보유한 사업자라 하더라도 혁신을 수반하지 않으면 인터넷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없었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은 2009년 스마트폰 도입으로 개방형 생태계가 형성됨에 따라 더 이상 통신망 보유 사업자의 폐쇄형 사업 모델은 발을 붙일 수 없었다.


인터넷 서비스는 부가통신서비스로 분류되기만 할 뿐 별다른 규제가 없었다. 우리나라 통신법제가 오랫동안 통신망 보유 여부에 따른 역무 및 사업자 분류와 진입 규제를 토대로 한 규제 방식을 채택, 통신망을 보유한 기간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역무에 대한 규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서비스에 통신망의 일종인 초고속인터넷망을 제공하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2005년 고시 개정을 통해 기간통신역무로 분류하고, 동일계위 간 무정산 방식을 내용으로 한 인터넷 상호접속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인터넷 접속 소비스도 이를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통신 서비스와 구별되는 규제 밖의 영역인 정보 서비스(information service)로 분류, 끊임없는 망 중립성 정책 논쟁을 야기하고 있는 미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터넷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는 제도적 기반이 됐다.


통신법제는 인터넷 서비스의 괄목 성장과 관련된 제도적 도전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첫 도전은 통신 전문 규제 당국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6년 인터넷 상호접속 제도 관련 고시를 개정, 동일계위 간 정산 방식을 종전 무정산에서 트래픽 기반의 상호정산 방식으로 변경한 후 인터넷 접속 서비스 제공자와 이를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간 망 이용관계 변화에 따른 이해관계 조정의 문제다.


두 번째 도전은 통신법제에도 아직 도입되지 않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사전규제를 비록 투명성 규제와 같은 약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경쟁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운 입법을 통해 도입하려고 시도함에 따른 관련 법제와 담당 기관 조정 문제다.


통신법제가 전통적 통신 서비스에 대한 규제 완화와 민간 주도 경쟁에 대한 조정 기능 정비라는 역할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된 도전 앞에서 어떻게 대처하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전자신문에 2021. 5. 6. 기고된 글입니다.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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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시대의 CPO의 역할과 지위

2021-04-27 12:06:57 0 comments


ESG 경영 시대의 CPO의 역할과 지위

 

홍대식 교수(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이다. 따라서 기업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직은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기업이 수행하는 영업활동은 주주 또는 사원, 채권자, 근로자는 물론 거래상대방, 경쟁자와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업활동의 성격에 따라서는 지역사회와 사회적, 문화적, 자연적 환경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기업법의 영역에서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전통적인 주주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라는 이념이 발전하였고, 기업 경영의 관심사를 사회적으로 확대하는 사회적 책임론도 한때 유행하였다. 최근에는 그 동안 논의된 기업 경영의 핵심 지표를 통합한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라는 개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 영리 추구만을 우선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주주나 이해관계자 나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할 경우 그 기업의 영업활동은 이해충돌을 넘어 사회적 해악을 일으킬 수 있다. 기업의 영업활동 수행 조직을 견제하고 감독하기 위하여 생성되고 제도화된 수많은 대내외적 통제 메커니즘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영업활동이 갖는 이러한 외부효과의 속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의 일반적인 영업활동과 관련된 내부 감독기구인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 제도와 외부 감독기구인 외부감사인 제도가 대표적이다. 기업법 영역에서는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2011년 상법 개정을 통해 준법통제기준 및 준법지원인 제도를 도입되었고, 감사(감사위원회) 기능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주기적 지정제를 통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 제고 등 기업 내부의 자율적 감독기능의 효과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에 규정된 개인정보보호 책임자 제도는 이런 맥락에서 그 의의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제도는 2001년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와 그로부터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를 수범자로 하여 개인정보관리책임자를 지정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으로 처음 도입된 후, 명칭 변경과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모두 규정된 이원적인 제도를 거쳐 2020년 데이터 3법의 개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에 규정된 제도로 일원화되었다. 흔히 CPO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를 지정할 의무는 모든 개인정보처리자에게 부과된 것이므로, 특히 개인정보처리자인 기업의 경우 조직 내의 누군가가 CPO의 직책을 맡아 법에서 명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법에서 명하는 업무가 반드시 기업의 영업활동 수행의 목표인 영리 추구에 단기적으로는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처리를 통한 서비스를 주된 영업활동으로 하는 기업 경영자가 영리 추구만을 우선적인 목표로 설정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투자와 배려를 그의 선의에만 기댈 수는 없다. 모든 기업 경영자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지식과 전문성도 갖출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개인정보 처리가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의 경영자라면 처리 비용을 줄이면서 그 효과는 극대화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 경영자가 개인정보 처리에 관하여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거나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 통제하고 조직 내부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다름아닌 CPO이다. 기업의 영업활동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역할이 기업 내에서 갖는 비중은 달라질 수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모든 개인정보처리자에게 CPO 지정의무를 부과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개인정보처리자인 기업이라면 반드시 CPO를 지정해야 하지만, 법령에서는 CPO를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총괄해서 책임지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일정한 직위를 가진 사람을 CPO로 지정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CPO의 자격과 전문성, 독립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 경영자의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정도에 따라 CPO 제도의 운영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더라도 CPO와 관련 조직에게 다른 영업조직과 독립된 역할을 부여하고 이사회와 소통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면서 전문성을 갖추도록 배려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CPO와 관련 조직의 활동이 기업의 영리 추구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여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사고처리반으로만 활용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다. 산업재해, 환경오염, 식품안전 등 사회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업의 영업활동과 관련된 다른 문제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 침해도 기업 내부에서의 예방과 통제가 최선의 방책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법 규정이 기업 내부의 통상적인 지배구조 하에서 지식과 전문성을 갖춘 CPO가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행법상 CPO 제도의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은 제도 연구의 측면에서 유럽의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규정된 DPO(Data Protection Officer) 제도와의 비교, 검토 과정에서 더욱 증폭되었다. 자세한 설명을 하기에는 지면 사정이 허락하지 않지만, 간단히 말해서 CPO가 기업 내부에서 영업활동이 법규를 준수하여 이루어지는 검토, 조언하는 법무팀의 역할과 유사하다면 DPO는 영업활동을 독립적으로 감독하는 준법감시인 및 감사의 역할과 유사하다. CPO가 기본적으로 기업 내부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 및 정책을 관리하는 영업활동의 보조자, 협력자라면, DPO는 개인정보 처리 업무 및 정책을 평가하고 감독하는 영업활동의 감시자에 해당한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법무팀과 준법감시인 및 감사(감사위원회)를 다 두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처리 업무가 영업활동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라면 CPO뿐만 아니라 DPO도 둘 필요가 있다. 그러나 DPO가 먼저 제도화된 유럽과 달리 CPO 제도를 오래 운영해온 우리나라 현실에서 DPO 제도를 도입한다면 CPODPO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하는 점이 어려운 문제이다. 정부가 20211월 입법예고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CPO 제도를 유지하면서 개인정보처리자에게 CPO의 독립성을 보장할 의무를 부과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협의회 구성, 운영에 관한 근거규정과 매출액 또는 개인정보 보유 규모를 고려하여 CPO의 자격 등을 시행령으로 다르게 정할 수 있는 근거규정 신설 내용을 포함한 취지도 이런 고민에서 나온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 모쪼록 CPO 제도가 잘 정비되어 개인정보 처리 업무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ESG 경영 과제 목록에서 빠질 수 없는 개인정보보호 업무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바란다.


한국CPO포럼, Privacy Column(2021. 4. 5.)에 실려있는 글입니다.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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