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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옳게 결정했고, 안드로이드는 한국 경제에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

2016-08-03 16:05:37 0 comments


제프리 A. 매니(Geoffrey A. Manne) (국제법경제학센터 소장)*


안드로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오픈 플랫폼이다. 모바일 경제의 성장성과 창의성을 놀라운 수준까지 끌어올린 주역이기도 하며, 특히 한국에서의 경우가 그러하다. 소비자들에게는 더 넓은 선택의 폭과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고, 앱 개발자 및 기기제조업체들이 전례 없는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이렇듯,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는 모바일 혁명[1] 의 중심에 서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가 한국을 세계 모바일 경제의 선두에 올려 놓았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들어, 모바일 운영체제와 관련된 구글의 비즈니스 방식이 한국에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반독점 논쟁 및 비난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는 왜 그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일까?

2011, 한국의 대형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은 구글의 비즈니스 방식에 대해 상기와 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관련 비지니스 방식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공정위의 조사는 2013년에 종결되었고 한국 공정위는 구글에 대해 제기되었던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

그런데 최근 유럽 집행위원회가 구글에 대해 유럽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한국의 주요 언론사에서는 공정위로 하여금 예전에 했던 것과 동일한 조사를 다시 실시하라고 주장하였다. 지난 번 조사 이후로 시장에서의 경쟁 환경은 변한 것이 없음에도 말이다.

한국 공정위는 소비자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경쟁하는 업체들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요구들을 거부해야 한다. 대다수 국가에서 규제 당국들이 구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국 공정위도 그러한 결론을 내길 바란다.

유럽 집행위원회가 구글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구글이 일반 인터넷 검색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지배력을 보존, 강화하려고 한다”는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구글 검색 (Google Search) 결합하여 제공하는 것이 한국의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적인 위치를보존”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2]  국내 주요 인터넷 포탈 사이트 기업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 그쳐왔고 최근에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국내 경쟁사들의 시장 지배력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만약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구글 검색을 결합하여 제공하는 것이 한국 시장에서 구글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면, 그 전략은 지금까지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구글은 유럽 집행위원회가 지적한 방식처럼 한국 시장에서 한국의 소비자들과 경쟁사들에게 어떠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도 없고 또한 그럴 생각도 없다.

한국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주요한 입지를 차지한 것은 맞다. 그러나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구글 서비스를 탑재하고는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기들도 많다.[3] 또한 구글의 비즈니스 방식이 기기 제조업체들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만 묶어 놓은 것도 아니다. 삼성의 타이젠 운영체제가 점차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국 공정위는 이미 2013년에 그러한 부분들을 확인한 바 있고 구글이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었다. 그 이후로 시장의 상황을 보면 한국 공정위의 그러한 결론이 옳았음을 확실히 뒷받침하고 있다.

오늘날, 전화기, 태블릿, 시계, TV등 다양한 기기의 제조업체들은 제품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생태계와 맞물려서 광범위한 종류의 앱과 소프트웨어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가능한 것은 안드로이드 체제 하에서 기기간 상호 운용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사실, 구글의 (글로벌)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들 중에서 한국의 앱 개발자의 수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 .[4]

한편, 한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평균 40 앱을 다운 받은 것으로 나타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여 월등히 많았으며, 그들 앱의 거의 대부분이 무료로 제공된 것들이다.[5] 안드로이드에 구글 플레이를 묶어서 제공하는 방식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평가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그것 때문에 한국의 소비자들이 앱 선택에 있어서 제약을 받았다는 주장은 하면 안 된다. 구글과 경쟁하는 한국의 기업들이 만든 앱들이 앱 스토어의 최다 다운로드[6]  상위권에 들어있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이 얼마나  역동적[7] 이고 정보 접근성 [8]이 뛰어난 지만 생각해도 구글이 앱 개발자들의 혁신성을 저해한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의 모바일 앱 기업들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모바일 미디어 기업인 컬러 노트 (Color-Note)가 그 예이다.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톡 (KakaoTalk[9]) 은 엄청난 수익을 벌어 들였다. 또한 카카오톡을 비롯한 여러 한국 기업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메신저 플랫폼에 다양한 앱 기능을 통합하고 있는데 이것은 스토어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10]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기술에 민감하고 잘 아는 소비자들이다. 한국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적극 도입하였기 때문에 엄청난 혁신이 가능했고, 앱 개발자, 기기 제조사, 소비자, 경쟁자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었다.

 

한국은 유럽의 인터넷 규제를 무작정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 한국 공정위는 이미 한국 시장 내에서의 구글의 비즈니스 방식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바 있고 경쟁을 저해한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 한국의 디지털 생태계는 힘차게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 오늘날 디지털 경제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혁신을 지원해 온 규제 당국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규제 당국이 앞으로도 혁신을 지원하고 한국의 경제적 성공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  이 글의 저자인 제프리 A. 매니(Geoffrey A. Manne)는 미국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국제 법경제학 센터 (International Center for Law and Economics)의 창립자이자 소장이다. 2015년에 그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U.S.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의 소비자 자문단에 위촉되어 브로드밴드 워킹그룹을 이끌었다. 그는 법경제학  분석 전문가로서 시카고 대학교에서 두 건의 학위를 받았다. 반독점, 통신, 소비자 보호, 지적재산권, 기술 정책 등의 분야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1] Readwrite, “우리는 어떻게 모바일 혁명의 2단계에 진입하고 있는가,”  http://readwrite.com/2014/01/10/mobile-everywhere-smart-devices-internet-things/

[2]ReturnonNow,“2015 국가별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http://returnonnow.com/internet-marketing-resources/2015-search-engine-market-share-by-country/

[3] 예를 들면, 아마존 파이어 폰 & 태블릿 시리즈와 같은 파이어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장비들은 구글 앱을 탑재하고 있지 않다.  https://developer.amazon.com/appsandservices/solutions/platforms/android-fireos

[4] 연합뉴스, "작년, 한국에서 구글 플레이 앱의 판매가 전년도 대비 4배 성장했다” , 2015/03/19,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3/19/0200000000AKR20150319098600017.HTML?input=1195m

[5] Mashable,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평균 25건의 앱을 다운로드 한다”, 2013/09/05: http://mashable.com/2013/09/05/most-apps-download-countries/#UeSufmAUFZqk

[6] AppAnnie,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구글 플레이 앱, 2016 5”,: https://www.appannie.com/apps/google-play/top/south-korea/application/

[7] 연합 뉴스,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올 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2013/10/14,  http://english.yonhapnews.co.kr/business/2013/10/14/21/0501000000AEN20131014001700320F.html

[8] 코리아 타임즈, “한국인들은 전화기를 가장 자주 바꾸는 소비자”, 2013/04/07: http://www.koreatimes.co.kr/www/news/nation/2013/08/116_133513.html

[9] 포브스모바일 마스터: 카카오톡 창업자가 한국에서 가장 부자들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2014/09/24,  http://www.forbes.com/sites/ryanmac/2014/09/24/mobile-master-kakaotalk-creator-becomes-one-of-south-koreas-richest-billionaires/#57248269762f

[10] 안드로이드 컬트, “페이스북 메신저가 당신이 세상과 대화하는 채널이 되고자 한다”, 2015/04/25,  http://www.cultofandroid.com/72556/facebook-messenger-wants-to-be-your-chatty-pipeline-to-th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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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독점 이슈는 구글만의 것이 아니다

2016-08-03 15:35:35 0 comments



이정행 (공동창업자 겸 개발자, VCNC)*


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다. 2011년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커플을 위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비트윈을 개발했고, 이제 비트윈은 일본,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에서 인기를 얻는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그리고 앱 시장의 확대와 함께 성장해 온 개발자로서 최근 안드로이드 독점 관련 논의를 보면 깊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지난 4, 유럽 연합(EU)이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부과했다는 소식이 여러 매체의 머리기사를 장식했다. 구글은 한국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으나 무혐의 판정을 받은 바 있다. EU로부터 이런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에서는 한국에서도 재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것은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할 일이다.

 

2008년 안드로이드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선언된 이후 많은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안드로이드 생태계 조성에 참여했다. 제조사들은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더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고, 통신사들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에게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이제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고, 이러한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은 안드로이드가 취했던 개방적인 정책에 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개방성은 안드로이드가 파편화의 위험성에 취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안드로이드와 같은 오픈 플랫폼은 그 성격상 호환이 안되는 여러 버전들이 마구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파편화의 심각성을 인지한 구글은 2011년 이후 개발자들이 파편화로 인해 겪는 어려움들을 해소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고, 기존의 문제점을 상당히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구글이 선의를 갖고 시도해온 파편화 방지 노력들이 이제는 안드로이드의 반독점을 보여주는 사안으로 쟁점이 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초창기에는 파편화 문제가 심각했고 이것이 개발자들의 가장 큰 골치거리였다. 개발자들은 수 천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자신이 개발한 앱이 제대로 작동될 지  테스트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여야 했고, 정작 사용자들에게 중요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 데는 많은 시간을 쏟지 못했다. 파편화 문제가 더 좋은 안드로이드 앱이 개발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 되었다.

 

이것은 비단 개발자들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이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앱을 테스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수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기기는 상대적으로 외면받게 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사용자들은 다수의 안드로이드 앱이 잘 동작하는 인기있는 기기를 선택하게 되며, 널리 사용되는 몇몇 기기만 시장에서 살아남게 된다. 결국 중소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며, 다양한 기기 간의 경쟁을 통한 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제조사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선택의 자유도 저해하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몇 년간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파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 중 하나가 제조사들과 협의해 반파편화협약(AFA)과 호환성규정문(CDD)을 채택하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기기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참고가 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파편화 문제없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안정성 있는 기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지난 몇 년 간의 노력을 통해 안드로이드는 파편화가 심각했던 과거와는 달리 점차 안정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구글이 AFA를 이용해 안드로이드 기기에 자사 앱을 선탑재하도록 강제하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AFA 체결은 제조사의 선택에 달려있고 제조사들이 AFA를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기능을 하는 다른 앱들을 함께 선탑재하는 길도 여전히 열려있다. 사용자가 직접 다른 기본 앱을 다운로드받아 구글 앱들을 대체하도록 설정하는 것도 얼마든지 허용된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관련 논의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 볼 때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하나의 큰 앱스토어가 있는 것이 편리하다. 하나의 앱스토어에만 앱을 올려도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앱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구글이 다른 마켓의 진입을 막는 것도 아니다. 구글은 다른 업체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통신사를 통해 출시되는 기기의 경우 통신사가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마켓이, 삼성에서 출시되는 기기에서는 삼성에서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마켓 앱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그렇지 않은 기기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안드로이드 마켓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미 많은 개발자들이 타겟 유저나 시장성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아닌 다른 업체의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개방성을 바탕으로 탄생했고, 현재도 파편화 해결을 통해 고유의 개방성을 지키고 안정적인 생태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성장 과정을 무시한 채 파편화 해소를 위해 이뤄진 노력들을 반독점 행위로 재단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반쪽 짜리 해석밖에 될 수 없다.


더욱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구글만의 것이 아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참여하는 통신사, 제조사, 개발자 그리고 사용자들 또한 이 생태계의 주인이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다양한 참여자들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EU에서도 신중한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


*VCNC는 커플을 위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비트윈(Between) 및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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