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연스러운 EU의 안드로이드 반독점 제소

작성자 관리자   |   2018-08-05 21:50:17

제프리 매니 (GEOFFREY MA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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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20


저자소개

제프리 매니(@geoffmanne)는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국제법률경제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Law and Economics) 설립자 겸 소장이다. 국제법률경제센터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기술 기업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문제 제기는 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철 지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서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들의 주장은 이러한 식이다. ‘구글(Google) 검색은 지배적이다’ … 아마존(Amazon)과 페이스북(Facebook)을 시장에서 제외한다면. ‘안드로이드(Android)는 독점이다’ … 아이폰(iPhone)을 빼면. ‘구글이 경쟁사 앱을 안드로이드에서 배제한다’ … 사용자가 대안을 얼마든지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면.

달리 표현하면, 구글은 모바일 인터넷으로 통하는 모든 주요 경로를 사실상 통제하고 있으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원천 봉쇄하고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사실이 아니다. 실제 세상의 넓고 복잡한 시장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구동되는 앱의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방식은 위원회가 주장하는 반경쟁과는 거리가 멀다.


10억 명의 왓츠앱(WhatsApp) 사용자의 선택은 틀릴 수 없다.

위원회의 주장의 골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기에 특정 구글 앱을 사전 설치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라이벌 서비스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 것이 아닌 안드로이드 앱이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데이터에 그러한 면이 나타날 터인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힘과 정보를 가진 디지털 참여자들이다. 유럽 위원회가 2000년대 초반 그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을 때, 윈도우(Windows) PC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Windows Media Player) 등의 대안을 찾아서 다운로드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사전 설치 앱의 대안을 찾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사전 설치된 앱을 숨기거나 비활성화하는 것, 혹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Play Store)에서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잘 알고 있다. 구글의 어떠한 행동도 그러한 다운로드를 방해하지 않으며 경쟁사의 검색 앱과 브라우저를 포함한 앱의 절대다수는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또한 소비자들이 이러한 유연성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구글의 앱 스토어에는 약 250 개의 이 존재하며, 사용자들은 2015년 한 해에만 약 650 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1억 번 이상 다운로드된 앱은 200이며 상위 20개 앱은 각각 10억 회에서 50억 회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소비자는 구글 앱이 안드로이드 기기에 이미 설치되어 있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놀라운 속도로 비()구글 앱을 찾아내어 시험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같은 앱은 이제 누구나 갖고 있다. 왓츠앱(WhatsApp)은 놀라운 속도로 10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시지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한편 사전 설치되어 있는 구글의 행아웃(Hangouts)과 구글플러스(Google+)는 비슷한 축에 끼지도 못한다.

구글 검색과 구글 크롬(Chrome)을 많은 안드로이드 기기에 사전 설치함으로써 사용자가 다른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막은 바도 없다. 현재 페이스북 앱에서 발생하는 모바일 브라우징의 비율은 전체 모바일 브라우징의 40%에 달한다. (구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 중에서)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or), 옐프(Yelp)와 같은 특화된 검색 앱은 수억 다운로드되었으며 이에 따라 사용자에 대한 접근성도 배가되었다.

이 모든 사실들이 적어도 유럽 위원회에게는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2014년 유럽 위원회가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를 승인했을 때, 위원회는 자체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경쟁 앱들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늘날은 더욱 그러하다. 앱은 보통 무료 또는 아주 낮은 가격에 제공되고,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고 적은 저장용량만을 차지하며,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을 쉽게 교체할 수 있고, 앱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새로운 앱에 대한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다.


규제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

물론 구글은 사전 설치된 앱으로부터 이득을 본다. 이를 통해 자체 제품을 홍보함으로써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투자한 막대한 금액을 일부 회수할 수 있다. 구글이 많은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에게 구글 검색을 사전 설치하고 (배타적은 아니지만) 기본 검색 서비스로 설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검색은 구글의 다른 (무료) 앱과 (무료로 제공되는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자체의 개발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기에 자사의 다른 앱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기기 제조사에게구글이 실제로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 구글 검색 또는 크롬 브라우저의 사전 설치를 요구하지 못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상상해 보라. 구글은 하드웨어 제조사의 지메일(Gmail), 유튜브(YouTube) 등의 사전 설치에 대한 사용료를 부과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기 가격 상승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이 저비용의 무제한 앱 선택을 이미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기 어렵다.

또는 구글이 애플처럼 수직 통합을 감행하여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대해 보다 엄격한 통제를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에 이끌린 앱 개발자들에게 유쾌한 일이 아니다. 스포티파이(Spotify)가 애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라.

기기 제조사의 사정도 좋을 것이 없다. 이미 애플이 스마트폰 수익의 절대 다수를 꾸준히 벌어들이고 있다. 안드로이드가 없었다면, 안드로이드가 무료로 제공되지 않았다면, 구글이 앱에 대해 막대한 사용료를 요구했다면 기기와 제조사의 수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고, 기기 가격은 훨씬 높았을 것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

유럽 위원회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구글이 경쟁하고 있는 여러 시장을 정의하고, 디지털 생태계의 점점 다양화되는 경쟁의 양상을 포착할 수 없는 엄격한 범주를 이용해 구글과 경쟁사의 주위에 좁은 경계선을 그려내고 있다.

예를 들어 위원회는 구글이일반적 인터넷 검색(general internet search)’라 불리는 시장에서 부당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위원회는 이것이 구글이나 빙(Bing)과 같은 검색 엔진만이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일반적 인터넷 검색은 훨씬 더 폭넓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의미하며, 사용자들은 예전에 구글이나 빙에서만 이루어졌던 검색 활동의 대안으로 아마존, 페이스북,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다. 위원회의 시장 계산에서 이러한 수치는 고려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는 사용자와 소프트웨어 공급자가 만나는 플랫폼의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위원회의 관련 OS 시장 정의에는 구글의 가장 강력한 모바일 경쟁자인 애플 아이폰과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앱 스토어(App Store)가 빠져있다. 또한 모바일 앱을 스마트폰부터 엑스박스(Xbox), (여전히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PC에 이르기까지 모든 윈도우 기기에서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유니버설 윈도우 플랫폼(Universal Windows Platform)"도 무시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계약에서 배제되었다고 주장하는 모바일 앱 개발자들에게 이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미끼이다. 또한 빙, 코타나(Cortana)를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 서비스에 대한 막대한 유통망이 이미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원회는 이러한 플랫폼 간의 전환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에 그들 사이의 경쟁이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통해 이러한 협소한 시장 정의에 대한 빈약한 변호를 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교차 플랫폼 앱으로 인해 전환 비용이 대부분 무의미해졌다. 실제로 애플의 유일한 안드로이드 앱인 무브 아이오에스(Move to iOS)는 사용자가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사용자들은 기록적인 비율로 애플로 옮겨가고 있다.

그럴싸한 반독점 사례를 만들기 위해 지배라는 환상을 만들어내도록 시장을 조각내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실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시장을 규제할 수 있도록 실제 시장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하고 있는 일, 애플, 구글, 페이스북이 베끼기 시작한 일은 기기와 소프트웨어 모두의 경쟁 양상을 변화시키리라는 점이 거의 확실하다. 애플과 구글 사이의 지속적인 분투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전개도 위원회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시장을 계속해서 붕괴시켜 나갈 것이다.

오늘날 모든 운영체제와 많은 소셜 네트워크는 모든 곳에서 모든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경쟁에 갇혀있다. 교차 플랫폼 앱과 서비스, 통합 개발 체계, 데스크톱, 모바일,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 플랫폼으로서의 앱 등 새로운 현실이 등장하고 있다. 유럽 위원회가 어제의 시장으로 오늘의 경쟁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노력을 하더라도 이러한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래리 다운스(Larry Downes)가 그의 명저<파괴의 법칙 (The Laws of Disruption)>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규제기관은디지털 세상이 무법의 개척지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무언가, 혹은 모든 일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 너무 잦다.” 그러한 충동은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단순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재단된 상자를 가지고 디지털 경쟁을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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