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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역외적용

관리자 2025-07-12 조회수 141

역외적용

정재훈

[원문 링크]


 

1. 소비자보호법과 역외적용

 

역외적용이란 외국에서 행한 행위에 대하여도 그것이 자국 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국내법인 독점금지법 등을 적용하여 자국법원이 그에 대한 법적 판단을 내리기 위한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역외적용은 속지주의의 영토적 한계를 넘어서는 문제로, 미국의 역외적용을 통한 집행이 카르텔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발전하였다. 

 

이러한 역외적용의 문제는 경제법의 범주 중 공정거래법 등 경쟁법과 소비자보호법에서 모두 문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사례가 누적된 경쟁법 영역과 달리 약관규제법의 경우 역외적용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역외적용에서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 약관규제법과 역외적용

 

약관규제법 역외적용은 공정거래법 적용에 비하여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보호법도 한국 특유의 법제인 경우가 많아서 역외적용을 관철할 경우 그에 따른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약관규제법의 역외적용이 가능하다고 보더라도, 그에 따라 약관규제법이 역외적용되는 경우를 ‘영향’이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개별 소비자에 대한 보호를 위하여 역외적용을 하는 것은 무리이며, 하나의 사적 거래를 위하여 약관규제법을 역외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므로, 약관규제법의 역외적용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개별 소비자 보호를 넘어선 거래질서와 관련된 소비자 보호가 문제되는 경우에 역외적용을 검토해야 한다. 

 

3. 약관규제법과 영향 기준

 

1) 약관규제법의 영향 기준

약관규제법의 역외적용이 가능하다고 보더라도, 그에 따라 약관규제법이 역외적용되는 경우를 ‘영향’이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부당한 공동행위 등에서 생성된 공정거래법상 역외적용을 위한 영향 이론이 약관규제법 등 소비자보호법에서 문제 삼는 거래에 적용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공정거래법에서 생성된 영향 이론이 약관규제법 등 소비자보호법에 적용될 수 있는지, 적용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그 ‘영향’의 실체 및 판단기준이 공정거래법과 어떻게 다른지 문제이다. 

 

2) 거래질서 기준

이 문제는 추가적인 논의와 사례의 발전이 필요한 문제이지만, 그 방안 중 하나로 판례 등을 통하여 형성된 ‘거래질서(去來秩序)’를 기준으로 약관규제법을 역외적용함으로써 그 범위를 조절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그 논리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은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의 상대방이 경쟁자 또는 사업자가 아니라 일반소비자인 경우에는 단순히 거래관계에서 문제될 수 있는 행태 그 자체가 아니라, 널리 거래질서에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라는 측면에서 거래상 지위를 가지는 사업자의 불이익 제공행위 등으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거나, 유사한 위반행위 유형이 계속적ㆍ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등 거래질서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함으로써 ‘소비자보호와 거래질서의 관련성’을 법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제시한바 있다. 이와 같이 대법원은 소비자보호와 거래질서의 관련성을 적용한 바 있어, 이러한 거래질서 기준을 소비자보호를 위한 역외적용에 원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3) 거래질서에 대한 영향의 구체적 판단 요소

거래질서에 대한 영향이 존재하는지 판단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첫째,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 대한 피해 우려나 계속적, 반복적인 피해 등이 고려될 수 있다. 개별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보호는 민사법, 그리고 그를 위하여 관할과 준거법을 다루는 국제사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 등을 내리는 소비자보호법의 법집행은 개별 소비자의 피해로는 부족하고, 다수이고 반복적이며 계속적인 피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게 된다. 

 

둘째, 그 밖에도 사업자의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위반되는지 문제를 판단함에 있어 거래상대방인 소비자에 대한 불이익이 현저히 커서 착취적 요소가 있는 사안에 해당하는지 문제, 소비자가 입는 불이익이 객관적으로 특정될 수 있는지 문제, 소비자가 입는 불이익이 거래조건에 대한 것인지 또는 그 밖의 요소에 대한 것인지 문제, 소비자가 입는 불이익이 소비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서 계약체결 여부나 대가를 결정함에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인지 문제,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 등에서 현저한 흠결이 존재하는 경우인지 문제, 소비자가 대체거래선을 용이하게 찾을 수 있는지 여부 등 대체가능성의 존부, 사업자의 입장에서 합리적 정당화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거래에 있어 사업자의 의도나 목적도 보충적으로 고려될 여지가 있을 것이다. 


4. 약관규제법의 역외적용 사례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외사업자에 대한 약관규제법 집행에 있어, 국제사법에서 보호받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약관규제법 집행을 하고 있다. 이는 국제사법 42, 47조가 규정한 강행규정은 국내적 강행규정이고, 이에 약관규제법이 포함되므로, 행정적인 집행에서도 그 범위 내에서 집행한다는 법리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국제사법을 매개로 외국의 플랫폼 기업에 대하여 약관규제법을 적용할 경우 국내 사업자에 대한 보호에는 한계가 있으나, 약관규제법이 비교법적으로 이례적인 법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상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어 사업자에 대한 부분은 제외하는 등 역외적용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5. 결론

 

첫째, 약관규제법 역외적용은 공정거래법 적용에 비하여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약관규제법도 한국 특유의 법제(法制)인 경우가 많아서 역외적용을 관철할 경우 그에 따른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약관규제법의 역외적용이 가능하다고 보더라도, 그에 따라 약관규제법이 역외적용되는 경우를 ‘영향’이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개별 소비자에 대한 보호를 위하여 역외적용을 하는 것은 무리이며, 하나의 사적 거래를 위하여 약관규제법을 역외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므로, 약관규제법의 역외적용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개별 소비자 보호를 넘어선 거래질서와 관련된 소비자 보호가 문제되는 경우에 역외적용을 검토해야 한다. 그 결과 공정거래법의 역외적용이 시장에 대한 영향이라면, 약관규제법의 역외적용은 시장에 대한 영향뿐 아니라 거래질서(去來秩序)에 대한 영향이 포함될 수 있다. 

 

둘째, 약관규제법은 계약을 대상으로 함에도 행정규제법의 일환으로 도입되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약관규제법 위반 행위에 대하여 시정권고, 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등 행정규제를 통하여 집행이 이루어지므로, 역외적용이 여러 사안에서 논의될 수 있다. 과거에는 국내 시장에 진입한 외국 사업자와 국내 고객의 관계에서 약관이 문제되었고, 이는 전형적인 국내법 (단순) 적용의 문제에 그친다. 그런데 플랫폼 산업의 발전과 비대면 거래의 증가로 외국 사업자와 국내 고객의 거래가 증가하면서 약관규제법 역외적용의 문제는 플랫폼 산업과 약관규제법 집행의 관계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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