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망의 법적 성격과 ‘망 연결 대가’에 대한 고찰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Ⅰ. 서론
최근 해외 CP(Contents Provedder)가 국내 ISP(Internet Service Provider)에게 인터넷망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논쟁이 첨예하다. 특히 넷플릭스 소송을 기화로 국회에 다양한 법안이 제안되고 있다. 넷플릭스 소송은 글로벌 CP인 넷플릭스가 국내 ISP인 SKB에 대하여 국내 및 국제망을 통한 전송, 이러한 망의 운영, 증설 또는 이용에 대하여 협상하거나 그 대가를 지급할 채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소송이다. 1심에서는 넷플릭스가 SKB를 통하여 인터넷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SKB로부터 인터넷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Ⅱ. 인터넷망의 법적 성격 : 공공재 vs. 사유재
인터넷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인터넷이 작동하도록 하는 물리적・관리적 시스템(이하“인터넷망”이라 한다)은 누군가에 의해 비용이 소요되어 구축되어야 한다. 통상 재화의 특성에 따라 재화의 제공 주체와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경제적 견지에서 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재화는 기업에 의해 제공된다. 그러나 철도, 전기, 수도 등의 재화는 정부가 정한 요금에 의해 시민에게 제공된다. 즉 재화를 제공하는 주체는 크게 공공과 민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민간의 경우에도 재화의 성격에 따라서 공적 규제를 강하게 받는 재화인지, 아니면 시장 자율에 완전히 맡기는지가 결정된다. 따라서 인터넷망이라는 재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Ⅲ. 글로벌 CP의 국내 인터넷망 접속 갈등
1. 갈등사례
현재 망 이용계약의 체결을 강제하는 7개의 법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그 배경은 글로벌 CP와 국내 ISP간의 갈등이 전제되어 있다. 트래픽 발생량의 상당수가 해외 부가통신사업자로부터 유발되고 있으나, 일부 해외 부가통신사업자는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아 네트워크 이용 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CP와 국내ISP간 분쟁은 일률적이지 않으며 각각 원인과 진행사항이 다르다.
Ⅳ. 망 이용 대가 정책 방향
1. 인터넷 접속료뿐만 아니라 추가적 ‘사용료’부과는 신중
‘연결에 대한 대가'가 CP가 자신의 콘텐츠가 전송되는 모든 ISP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근거로 작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넷플릭스 1심 판결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게 연결에 관한 대가를 지급할 채무를 부담하되, 대가 지급의 방법은 반드시 금전 지급일 필요는 없으며, 콘텐츠의 독점적 제공, 캐시서버 설치를 통한 트래픽 경감 등 협상에 의해 결정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인터넷의 속성상 데이터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여러 ISP의 네트워크를 상호접속에 의해 통과할 수밖에 없으며, 최초 접속시 이러한 모든 비용을 최초 접속한 ISP에게만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인터넷의 속성상 내가 하나의 ISP에만 가입하면 다른 ISP에 가입할 필요 없이 연결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KT가입자인 A가 SKB가입자 B과 이메일을 주고받기 위해 SKB에 가입할 필요가 없으며, KT가입자인 A가 Comcast(미국 ISP)에 가입한 마이클과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Comcast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즉 서로 다른 ISP가 상호접속을 통해 망이용 효율 증대, 비용 절감, 트래픽의 원활한 소통을 추구하기 때문이며 이것이 인터넷의 기본원리다.
Ⅴ. 마무리 : 네트워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 재고
네트워크 관련 공급과 투자를 민간사업자가 담당하고 있는 현 체계에서 네트워크에 대한 적절하고도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통신 3사는 그동안 통신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줄여왔다. 통신 3사의 2021년 3분기까지의 설비투자 금액은 4조 5081억 원인데,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9%(4933억 원) 감소한 수치다. 소극적 설비 투자는 이동통신 3사가 그동안 본업인 통신사업을 등한시하고 신사업 투자에 집중해 온 것도 무관하지 않으나,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신사업 발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